언약장로교회 성도 여러분,

주 안에서 안녕하신지요?

 

저희는 살아오면서 가장 바쁘고 힘들다고 할 정도의 마지막 날들을 시카고에서 보내고 8월15일 한국에 무사히 도착하여 벌써 한 주가 지났습니다. 지난 한 주간은 시차와 싸우느라 몽롱한 상태였고 이제야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2001년 8월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사오면서 가나안교회에 출석하여 꼭 10년 만에 언약장로교회 교우들의 환송과 축복을 받으며 떠나왔습니다. 정말 갚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요소요소에서 배려와 도움을 받은 저희로서는 오랫동안, 아니 앞으로 삶을 다하도록 교회와 여러 교우님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죄송한 마음도 있습니다. 이사준비로 바쁘고 딸아이 학교도 데려다 줘야했고 거기다 마지막 주간엔 당일치기로 한국을 다녀와야 하는 상황까지 생겨서 식사대접 해 주시겠다는 많은 분들의 제의를 고사함으로 본의아니게 무례를 저질러야 했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떠나면서도 마음이 가벼웠던 것은 우리 언약장로교회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새롭게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좋은 목사님, 헌신적인 장로님들 그리고 역동적으로 섬기는 집사님과 성도님들을 보고 주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창피한 얘기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새포도주는 새부대에"라는 이유가 새포도주는 발효를 강하게 하므로 낡은 부대는 쉽게 찢어지기 때문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언약장로교회는 새로운 포도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훨씬더 활기차고 의욕이 넘치는 교회입니다. 이런 새포도주와 같은 교회가 잘 유지되고 성장하려면 낡은 틀의 생각이나 과거의 것에 매달리기 보다는 좀더 유연하고 그러면서도 근본에서는 질긴 자세를 갖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 40대의 젊은 교우들이 다시 돌아오고 또 새롭게 늘어나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젊은 청년과 대학생들의 발길도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서도 우리의 새교회가 창의적이고 새로움을 거부하지 않는 새부대에 담아지기를 기원합니다.

 

저희를 사랑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교우님들께 다시 한 번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앞으로도 반가운 소식이 오가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곧 계절이 바뀌게 될 텐데 건강에 주의하시고 주의 은혜 안에서 안녕히 계십시오.

 

서울에서

김영민, 김미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