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요며칠 가을비가 많이 내렸습니다.습진과 땀띠로 씨름하던 여름도 가고 보니 순식간 이었습니다. 여름 내내 형형색색  아름다움을 뽑내던 란타나, 살비아, 제라니움, 패랭이, 만수국 따위 여름 화초들이 계절의 순환을 알아버린듯 기력을 잃어가며 본연의 빛을 퇴색해 갑니다.


벨코니의  높은 기둥 갈고리에 걸려있는 추레해진 퍼튜니아 꽃바구니를 내리고 지금 절정인 국화 꽃바구니로 바꾸어 달려고 한껏 고개를 드는데 바로 앞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하얗게 피어난 뭉게 구름폭이 그려져 있는 키 높은 파란 하늘 이었습니다.


구름더미 너머로 끝없이 펼쳐지는 너르나 너른 하늘을 바라보는 즐거움과 행복이 나의 가슴밭에 가득히 채워집니다.그 분의 손끝으로 이어져 내린 그 행복함이 곤한 나의 영혼을 소생시키고마는 양식과 물이 되고 약이 되어 나의 가장 깊은 내밀한 곳까지 위로로 와 닿게하는 저 키 높은 하늘을 창조하신 크고 위대하신 나의 엘로힘 하나님,이러한 사치를 받아 누릴 자격조차 없는 나에게 얼마나 과분한 구름 말씀의 선물 이옵니까!


그 자리에 서서 그 분께서 손수 지으신 하늘을 바라보면서 시편19:1-8의 말씀을 암송하며 이내 감격에 젖고 맙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일을 나타내는도다

낮은 낮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그 지식을 전하니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하나님이 해를 위하여 하늘에 장막을 베푸셨도다 (19:1-8)                                                                          

얼싸절싸!


오늘 하루의  낮은 다른 하루의 날과 즐겁게 대화하고, 하루의 밤도 그 다음날 밤에게 은하수의 솜씨를 자랑하며, 태양은 온 땅을 운행 하면서 하늘 이 끝에서 하늘 저 끝까지 신방에서 나오는 신이 난 신랑처럼 충만한 기쁨으로 그 분의 창조 솜씨를 얘기해 주듯이 두루두루 전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노라니 마치 저 높은 하늘 공연장으로부터 울려 퍼지는 하이든의 천지창조 웅장한 천상의 오라토리오 대합창이 들려오는듯 합니다. 신선한 힘과 용기가 솟구치며 환희의 큰 울림으로 다가 옵니다. 힘과 용기를 주시는 그 분께서 환한 얼굴꽃으로 피어오르게 합니다.


은혜의 하늘 음악회에 초청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림니다.

참조: 찬송가 78장의 높고 푸른 하늘과_1972’ 작사한 조셉 애디슨 (Joseph Addison,1672-1719) 그가 편집자로 있던 신문 목격자’(‘The Spectator’) 1712 8 23일자에 사람의 마음속에 믿음을 굳게 하는 방법에 대한 소론이란 글을 실으면서 시편 19편을 근거로 찬송시를 지었다고 오소운 목사 지음 ‘21세기 찬송가 해설’ 178쪽에 기록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