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의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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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4일 오후 5시경 이었습니다. 온통 먹물을 쏟아부어 놓은듯한 하늘에서 난데없이 한 차례 거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나무 가지들이 그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몸살을 부리며 휘둘림니다.반 시간쯤 지났을까,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비바람이 훌쩍 지나간 후 겨우 버티어내던 나무들은 시치미를 떼며 뒷짐을 지고 서 있습니다. 신기해 하면서 동쪽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니 이게 왠 일입니까! 제가 살고 있는 글랜뷰 하늘에 하늘과 땅을 잇고 수놓은 무지개 그것도 완전 아크 쌍무지개(full arc twinned rainbow)가 떳습니다. 홀딱 반해버린 저는 어머! 어머! 감탄사를 쏟아내며 바라 보았습니다.


인류를 매혹 시켜왔던 무지개는 둥근 모양으로 하여 어느 나라든 그 어원이 비슷합니다. 영어로 레인보우(rainbow)는 비(rain)가 온 뒤에 활(bow) 처럼 생긴 둥근 형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 프랑스어로 아르캉시엘(arc-en-ciel)은 하늘(ciel)에 나타난 아치(arc)라는 뜻이며, 그리고 우리말 무지개의 어원은 세종 때의 문학작품인 '용비어천가'에 등장한 므지게 입니다. 물(므)을 뿌리면 둥근 문(지게)이 나타난다는 의미의 므지게가 음운변화를 거치며 무지개로 쓰여지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무지개는 소나기가 막 그치면서 대기중에 남아서 떠 있는 무수한 물방울에 햇빛이 반사하고 굴절 될 때 투명한 물방울의 입자가 프리즘 역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빛과 물의 각이 42도를 이루면 일차 무지개가 되고 경우에따라 큰 물방울은 내부에서 두 번 반사 하면서 반사각이 더 커진 51도의 반사각이 동시에 일어나면 쌍무지개가 형성 된다는 물리학적 원리가 밝혀지기까지 물 방울이 만들어내는 천상의 이미지를 풀어내기 위해 고대로부터 중세의 많은 수도사들의 노력을 거쳐 1637년에는 프랑스의 데카르트가 '기상학'이라는 책을 통해 무지개의 굴절 원리를 밝혀냈고, 이어 1704년에는 영국의 뉴턴이 그의 저서 '광학'에서 프리즘을 이용해 무지개를 재현하는 방법을 소개 했으며, 최근에는 국제 연구진이 컴퓨터 그래픽과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용해 무지개의 물리학적 원리를 완벽하게 밝혀 냈다고 합니다.


성경에서는 '무지개'라는 첫 말이 '언약' 이라는 첫 말과 관련해 창세기 9:13 에서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하신 말씀으로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증거니라." 라고 기록 하고 있습니다.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 문서에 날인을 하듯이 은혜의 하나님께서 인간과의 사이에 맺은 언약을 변개치 않으시리라는 자신의 의지를 담으신 결의를 일방적으로 하신 사랑의 증표인 언약으로 삼으셨던 '하나님의 무지개'(창 9:13)를 바라보면서 깨닫습니다.


언약에 대한 믿음이란 나 자신이 어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인간적인 갈망을 품는것을 말함이 아니고 순전히 하나님의 언약에 기초하고 또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 언약을 하나님이 끝내 이루시는 하나님의 선하시고 주관적인 뜻을 흔들림없이 믿는 것임을 저에게 새롭게 깨우쳐 주시면서 "내가 너의 기도를 잊지않고 기억하고 있다"고 말씀하시기 위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무지개(my rainbow)' 앞에서 저는 어릴 적 불렀던 찬송 '사랑의 하나님 귀하신 이름은 내 나이 비록 어려도 잘 알 수 있지요, 저 고운 꽃 밭에 비 오다 개이면 하늘에 뻗친 무지개 참 아름다워요.'를 반 세기를 보내고 칠순을 코 앞에 두고 지워지지 않은 무지개의 꿈을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믿음을 담은 곡조로 부르면서 격려와 위로를 맛 보았습니다.


참조

The Science Times June 28,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