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29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요한복음 9:3)

 

    

           예수님이 길을 가실 때에 날 때부터 매인 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묻기를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이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 하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이 사람이니 그의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고 말씀하신 후 진흙을 이겨 그의 눈에 바르시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일을 겪게 되고 그럴 때마다 습관적으로 그 원인을 따져 보곤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겼을까? 특별히 원치 않는 실수나 실패, 사고나 질병 등을 겪게 될 때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하곤 합니다. 마치 맹인을 바라보는 제자들처럼 저 사람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일이 생겼느냐고 묻고 싶어 합니다.

 

           이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고 말입니다. 내가 맹인으로 태어난 것, 내가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고 인생의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아픔이고, 고통스러운 일이겠지만 그 역경을 딛고 일어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성령님의 역사 하심을 체험하고 오늘 이 시간에도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고난은 우리가 포기할 때 절망이 됩니다. 하지만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바라보면 소망이 되고, 끝내 이겨내면 기쁨과 감사가 됩니다. 예수님께도 십자가는 커다란 고난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고난의 십자가를 통하여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누구보다도 훌륭히 나타내셨습니다. 고난 뒤에 기쁨과 감사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하시는 일에 동참하는 사순절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