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30

 

내 눈을 열어 주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심판하러 이 세상에 왔으니 보지 못하는 자들은 보게 하고 보는 자들은 맹인이 되게 하려 함이라 하시니” (요한복음 9:39).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긴 바리새인들은 맹인의 눈을 뜨게 하신 날이 안식일이었다는 이유로 예수님을 죄인 취급하며 그 부모를 불러 이는 너희 말에 맹인으로 났다는 너희 아들이냐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보느냐고 묻습니다. 겁이 난 부모들은 장성한 아들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하였고 눈을 뜨게 된 아들은 그가 죄인인지 내가 알지 못하나 한가지 아는 것은 내가 맹인으로 있다가 지금 보는 것이니이다라고 대답합니다.

          

           당시 유대인들의 지도층이었으며 누구보다도 율법을 잘 알고 지켜왔다고 스스로 자부하던 바리새인들은 맹인이 눈을 뜨게 된 사실을 보고도 믿지 않았습니다. 아니,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믿기 싫어서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죠.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기 싫어서 온갖 핑계를 찾아 예수님을 죄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맹인이 눈을 떴다는 그 놀라운 사실이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수라는 청년이 안식일에 일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관심사고, 눈에 띄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맹인은 예수님을 만나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순종하므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모든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두 눈을 가지고 모든 것을 보았던 바리새인들은 그들이 보았던 모든 것들(명예, 권력, 특권)로 말미암아 예수님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보았던 세계에 갇혀 오히려 눈뜬장님이 되고야 만 것입니다.

 

           예수 믿으며 교회에 다니면서도 우리 또한 눈뜬장님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을 바라보기보다 세상의 유혹에 더욱 관심하지는 않았는지요? 사순절을 맞아 예수님의 십자가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를 향해 눈을 뜨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