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38

 

한 몸 공동체

떡이 하나요 많은 우리가 한 몸이니 이는 우리가 다 한 떡에 참여함이라” (고린도전서 10:17)

 

  

           식사하셨어요?” 한국 사람들이 자주 하는 인사 중 하나입니다. 배곯았던 시절에 밥은 먹었는지 서로 걱정하며 건넨 인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더는 이런 인사가 어울리지 않는 인사법  일 텐데 요즘도 밥 한번 먹자가 여전히 상용되고 있습니다. 밥 한 끼를 같이 나누는 것은 몸의 양식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친분을 쌓고, 밥을 먹으면서 사업을 하고, 밥을 먹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여론을 듣기도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밥을 함께 나누는 일을 중요한 일로 여깁니다.

 

           성경에도 밥 먹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밥 때문에 적대자들에게 비난을 당하기도 하고 밥을 통해 기적을 보이기도 하셨으며 제자를 삼을 때는 꼭 그 집에서 밥을 드시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제자들과 밥을 먹으면서 밥을 먹을 때마다 나를 기억하라고 했습니다. 나아가 예수님 자신을 하늘에서 온 밥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밥이 없으면 몸의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듯이 예수님이 아니면 우리의 영혼의 생명이 죽게 되는 법입니다.

 

           이 세상에 굶주리는 사람에게 밥을 주는 일은 당연하게 여깁니다. 원수라 할지라도, 전쟁의 포로라 할지라도 밥은 먹이고 봅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 기아와 난민이 많이 있고 그들을 구제하는 선한 사업에 참여하는 일은 마땅한 행위입니다. 그런데 우리 믿는 자들이 영혼의 밥인 예수님을 남에게 대접하는 일에 소홀히 하는 건 참된 사랑의 행위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참된 한 몸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함께 먹고 살아야 합니다. 밥을 먹고 살 듯 예수님의 생명을 먹고 사를 우리가 한 몸 공동체, 밥상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