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1일 성화수요일

하나님 앞에서 가슴을 치며 (누가복음 18:13)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

묵 상

일상 속에서 우리의 가슴을 치게 하는 일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억울해서, 속상해서, 절망 가운데서, 마음이 아파서, 우리는 속이 타들어 가고 온몸에 힘이 빠지고 병들어 갑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내가 바로 서지 못해서, 의롭고 정직하게 살지 못해서, 가슴을 치며 힘들어하던 그 고백들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두 눈 크게 뜨고 하늘을 향해 분노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모든 의인이 되어 있습니다. 자기 의를 내세우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아파하고 힘들어합니다. 자칭 의인들로 가득한 공동체는 메마르고 강팍합니다. 질시와 비난으로 가득합니다. 따뜻한 온정과 하나님의 자비를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 서서 일하기보다는 내 편과 네 편을 나누어 사람들 앞에 서서 일합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성회수요일, 조용히 주님 앞에 무릎을 꿇읍시다. 이제 사람들을 향해 있던 우리의 시선을 돌려 하나님을 향해 고정합시다.
"하나님!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고 읊조려봅시다.
부끄럽고 죄스러워 고개조차 들 수 없었던 세리의 마음을 간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