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미국 출장 중 서점에 들렀다가 제목에 이끌려 사서 읽은 책이 있습니다. ‘기독교 무신론자(Christian Atheists)'라는 책으로 “하나님을 믿지만 마치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삶을 사는(Believing in God but Living as if He doesn't exist)”이란 부제가 붙어있고, Craig Groeschel이라는 목사님이 썼습니다. 그 책의 내용 중 짧은 얘기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전 주민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 술집이 하나 들어서더니 문제가 생겼다. 젊은이들이 술집에 들락거리기 시작하면서 경건한 마을 분위기는 점점 엉망이 되고, 마을 전체는 큰 근심에 싸이게 된 것이다. 염려 끝에 주민들은 교회에 모여 하나님께 술집을 없애달라고 기도하기로 하고, 저녁마다 모여서 기도회를 갖게 되었다. 그렇게 기도를 열심히 하던 어느 날 아주 강한 벼락이 술집에 떨어져 술집이 무너지고 술집 주인은 더 이상 술장사를 못하게 돼 버렸다. 교회에서 술집을 없애달라고 모여서 기도한다는 풍문을 이미 전해 들었던 주인은 교회 목사를 법정에 고소하고는 자기 술집을 무너지게 만든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하라는 것이었다. 법정에서 원고인 술집 주인의 얘기를 다 듣고 난 판사가 목사에게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묻자 목사의 대답은 “글쎄요. 우리가 기도하긴 했지만 설마 진짜로 술집이 없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기도한 건 아닙니다....”였다. 판사가 한심한 듯 “거참, 기묘하군. 하나님을 안 믿는 술집 주인은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줘서 술집이 무너졌다고 믿고, 하나님을 믿는다는 목사는 기도는 했어도 하나님이 들어줄 줄은 몰랐다고 하니....”    

꼭 내 얘기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