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39

 

우리는 나그네

외모로 보시지 않고 각 사람의 행위대로 심판하시는 이를 너희가 아버지라 부른즉 너희가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 (베드로전서 1:17)

 

   

           사람을 이르는 명칭 중에 호모노마드란 말이 있습니다. ‘유랑하는 인류란 뜻이 있습니다. 왜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옮겨 다니는 것일까요? 지금 머물러 있는 곳보다 미지의 세계에서 더 나은 삶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요? 과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요즘 같은 세계화 시대에도 호모노마드는 더욱 많아졌습니다.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정치적인 자유를 찾아, 교육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국제결혼을 통해서라도 좋은 가정을 이루어 보려고 본국을 떠나 타국으로 이주하고 있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본토 친척 아버지의 집을 떠나 하나님이 지시한 가나안 땅을 찾아 이주했다고 하니 성경은 이주민의 역사, 나그네의 기록입니다. 그런데 그 나그네의 삶이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여행하다 보면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과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움이 있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어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합니다. 어떤 목적을 하고 있든지 나그네의 삶은 고단합니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많은 이주민이 외로울 때, 힘이 들 때, 고향에 있는 부모, 형제를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고 합니다. 다시 고향에 돌아가 부모, 형제와 행복하게 살 것을 상상하면 힘이 난다고 합니다.

 

           우리는 하늘에서 잠시 이 땅에 다니러 온 나그네들입니다. 언젠가는 다시 본향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함께 영원히 살 사람입니다. 나그네 생활을 하는 동안 본향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위로를 받으며 아버지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땅에 머무르면서 우리 모두가 나그네인 것을 깨닫고 나그네의 설움을 아는 사람들이 서로 잘 대접해야 합니다. 자신이 나그네이면서 나그네로 오신 하나님과 천사를 대접하여 복의 근원이 되었던 아브라함의 모습이 이 땅에서 나그네로 사는 우리가 본받을 만한 믿음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