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을 통한 모든 유형의 선교사역의 으뜸은

성경의 번역과 출판이라 할 수 있겠다.

 

10월 20일, 

문서 선교의(Christian Literature Missions)날을 맞으며 

잊혀져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그 발자취를 돌아보자면

주전 3세기 중엽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칠십인역(The Septuaginta)’을 먼저 꼽을 수 있겠고

 

그 다음으로는 단연

어거스틴(Augustine, 354-430)이 13년에 걸쳐 집필한

’하나님의 도성(The City of God)’이리라.

이후 열 세기가 넘도록 어거스틴은 침묵하는 듯 보였으나 비로소 그의 목소리가 

종교개혁 자들의 귀에 들려지기 시작했다.

 

14세기의 영국의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 1320-1384)는

5세기 초에 제롬(Jerom, 340-420)이 라틴어의

‘불가타 성경(Latin Vulgata Bible)을 제작한 이래

열 세기가 넘도록 중세교회에서 그대로 사용해 오던 것을

평신도들도 두루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최초로 영어로 번역한 영어성경인 

’위클리프 성경(The Wycliffe Bible)을 펴냈다.

그렇지만 교황청은 그가 죽은지 44년이나 지난 

1428년 그의 무덤을 파헤쳐

부관참시(posthumous execution) 시켰을지라도

오직 성경만을 외치다 순교의 잔을 마신 그는

문서 선교의 기초석을 세우고 

체코의 얀 후스(Jan Hus, 1372-1415)와

종교 개혁의 삼총사인

독일의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

불란서의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

스위스의 츠빙글리(Ulrich Zwingli, 1484-1531) 등등에게

중세 종교개혁의 바톤을 넘겨 주었는데

역사는 그를 가리켜

‘종교개혁의 새벽별(the morning star of the Reformation)’

이라부른다.

 

또한 체코의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얀 후스 역시

라틴어가 아닌 체코어로 찬송가와 성경을 번역해 

설교하고 보급하다가 내려진 설교 금지령과 함께

프라하 대학 총장직에서도 파문되며 

40살에 오른 망명길에서

이단으로 정죄돼 1415년 화형주에 묶인 채 

자신이 쓴 책들과 함께 화형을 당한다.

 

마찬가지로 웨일스의

윌리엄 틴데일(William Tyndale, 1494-1536)도

원어성경에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킹 제임스 성경 영어판에 큰 기여를 하지만

박해와 그를 쫒는 비밀요원들의 방해를 피해

독일로, 벨지움으로 숨어다니며 번역하던 중

1535년, 벨지움에서 체포돼 

42살이 되는 1536년에

말뚝에 묶인 채 화형 당했다.

 

더 나아가 독일의 마틴 루터도

라틴어로 쓰여진 성경을

평신도들도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1522년에는 구약 성경을

1534년에는 신약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다.

 

이렇게 고난과 역경으로 이어졌던 종교개혁이

반 세기가 지나는 무렵에

한국의 문서 선교도 시작된다.

1876년경 스코트랜드 장로교 소속 선교사 였던

존 로스(John Ross, 1842-1915)가

만주 근교에서 조선인 상인들을 만나면서

서상륜(1849-1925)과 함께

1881년 최초로 누가복음을 한글로 번역했고

개신교는 이 날을 기념해 문서선교의 날로 정했다.

 

한편 일본에서도

1882년 신사유람단 수행원으로 갔던 

이수정(1842-1886)이

선교사를 통해 회심한 후 일본에 남아 있으면서

1885년에 마가복음을 번역, 간행한 것을 같은해 

장로교의 언더우드(Horace Underwood, 1859-1916)와

감리교의 아펜젤러(Gerhard Appenzeller, 1858–1902)가

일본에서 조선으로 들어올 때

제물포 항을 통해 가지고 왔다.

 

이어 1895년 캐나다의 

제임스 게일(James Gale, 1888-1928) 선교사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기독교의 고전인

존 번연(John Bunyan, 1628-1688)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을 우리 말로 펴냄으로

서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읽혀지고

독립운동 당시에 한성 감옥 속에도 집어 넣어주었는데

수감중이던 길선주는 천로역정을 읽다가

몸이 펄펄 끓는 성령강림을 체험하며 신자가 됐다는

일화도 있다.

 

이렇게 우리에게 주어진 성경책을 펼쳐 들때에는

자신들의 평생을 바쳤던 종들에게 허락하신 

생명과 사역을 하나님께 감사드리게 된다.


 

참고: 이동원 목사, 천로역정 부분

        Dr. Warren Wiersbe, ‘Victorious Christians

         You Should Know’, p 9-15

        A.M. Renwick, The story of the church, 

        p61, 106-117

        이희용, 글로벌시대, m.yna.co.kr.2017.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