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출석하는 교회의 어제 주일 예배 설교 제목은 ‘Where Are You? (네가 어디 있느냐?)” 였습니다. 작지만 예수님이 기뻐하실 소품 같은 교회를 표방하며 새롭게 시작한지 15년 가까이 되는 교회인데, 지금 교회가 서 있는 곳은 어디쯤 되는지 점검을 해 보자는 내용의 말씀이었습니다.

교회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보자는 가나안 교회의 작은 움직임이 가나안 사태로 발전하여 5년을 끌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동안 우리 모두는 상처를 입었고 한 교회당 안의 두 교회가 되어 서로 원수를 쳐다보듯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천 명에서 반 이하로 줄어든 성도, 수백만 불은 족히 될 만한 양측의 변호사 비용, 동냥하듯 근근이 이어지는 목사님 말씀, 교회에서 성경공부 하다 쫓겨나는 황당한 일들. 이 모든 고생과 희생은 교회를 바로 세워서 우리가 좀 더 좋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이제까지 견뎌 왔습니다. 그리고 협상도 중재도 그리고 합의를 통한 분리도 물건너 가고 교단의 일방적 결정만 남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조용히 스스로 질문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을까요?

우리는 얼마나 좋은 교회를 갖게 되었는지, 그래서 얼마나 좋은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사단은 우리가 처음 교회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을 때 아마도 우려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지켜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려는 지난 30년 동안 안정된 교회의 모습 이면에서 은밀히 진행되던 잘못들이 드러나서 바로 잡아질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서로 물고 뜯으며 결국 모두 다 망하는 것으로 결말지어질 수 있다는 희망에 기대를 가지기도 했을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5년 간 우리는 대견스러운 모습과 함께 부끄러운 모습도 있었습니다. 목적과 목표는 선한 것이었으나 과정과 방법에서는 실수와 오류가 없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우리를 점검하며 새롭게 추스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사단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는 없기 때문이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처음 목표했던 좋은 신앙생활을 이루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고 교단을 통한 마지막 결정만 남았습니다. 이제 나를 돌아보고 우리를 돌아봤으면 합니다. 상대가 아무리 악하더라도 그를 미워하고 저주했다면 우리도 주 앞에 범죄한 것입니다. 몰락해 가는 교회를 보고 아파하기 보다 욕심 부린 목사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것에만 열심이었다면 우리는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그리고 우리 공동체의 하나님 앞에서 모습이 어떤 상태가 되어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비참할 정도로 찢어지고 망가진 우리의 영성이 회복되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교회를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했다고는 결코 생각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내하며 여기까지 견뎌온 성도님들을 향한 존경의 마음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붊구하고 마귀가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는 것은 가나안교회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가나안교회 성도들이 제대로 서느냐 망하느냐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멀리서 저를 포함한 가나안의 식구들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