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동 칼럼

논란을 일으켰던 김진홍 목사 부흥회가 예정대로 열렸습니다. 부흥회에서 김 목사는 이번 부흥회가 성령 충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치료를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김진홍 목사가 부흥회 성격을 제대로 파악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적 대각성 부흥회라는 큼직한 신문 광고를 보면서 다소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것은 지금 김목사가 가나안장로교회에 와서 영적 대각성 부흥회를 할 만한 시기가 아니고, 김목사가 영성을 불러일으키는 스타일의 목회자도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김진홍 목사가 부흥회 방향을 치료와 마음을 여는 것으로 잡은 것은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러나 김목사는 시기를 잘못 택했습니다. 지금 이 시점은 치유의 시기가 아니라 옳고 그른 것을 가리는 시기이고, 잘못했을 경우 대가를 지불하는 시기입니다.
인생이나 역사에서 때가 운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진홍 목사가 치료를 위해 시카고에 왔다면 너무 늦게 왔습니다. 김목사가 진정으로 가나안장로교회 상처와 갈등을 치료할 정성이 있었다면 사태가 파국으로 가기 전에 왔어야 했습니다.
친구 목사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찾아와 이용삼 목사를 설득하고 이목사의 마음을 바꾸고 교인들의 갈등을 치료토록 했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가나안장로교회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이용삼 목사는 교단 노회로부터 파직당하고, 가나안교회 문제가 법정에 가 있습니다. 너무 늦게 왔습니다. 너무 늦게 왔지만,
또한 너무 일찍 왔습니다.

김진홍 목사가 가나안교회 분란이 파국으로 가기 전에 올 수 없었다면, 오는 시기를 좀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너무 일찍 왔습니다. 교단 총회의 최종 결정이 마무리되고, 법정 문제가 최종 결정된 후에 왔어야 했습니다. 최종 결정이 난 뒤, 그 결정이 어떤 결정이든 김진홍 목사는 오랜 친구를 위해 부흥회에 올 수 있습니다.
그 때 시비를 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때 부흥회는 김진홍 목사 말대로 치료의 부흥회, 마음을 여는 부흥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김진홍 목사가 와서 치료를 논할 시기가 아닙니다. 양측이 아직도 분쟁 중입니다. 이용삼 목사가 싸움은 지금부터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양측이 전쟁 중이고, 이목사가 이렇게 전쟁 의지를 다지는 마당에 김진홍 목사가 가나안교회 부흥회에 온 것은 결과적으로 편을 들게 되는 것입니다.
김진홍 목사가 누구 편을 들기 위해 시카고에 온 것이 아니라고 기자 회견에서 말한 것은 양식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김진홍 목사가 시카고에 온 것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용삼 목사 편을 들기 위해 온 것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집니다. 바로 이점이 지도자는 시기와 장소를 잘 택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분별력 있는 김목사가 모를 리 없을 것입니다.

김진홍 목사가 이용삼 목사의 친구라고 하지만 친구의 내면과 행동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나안교회 교인들이 그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격앙하는 것은 믿었던 이용삼 목사에 대한 배신감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목사를 믿고 따랐습니다. 그런데 이목사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실망감과 배신감이 심리적 폭발을 가져오게 했습니다.
김진홍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아는 이용삼 목사는 청렴결백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랬을 것입니다. 지금 이용삼 목사에게 등을 돌린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목사가 청렴결백한 사람이라고 자랑해 왔던 사람들입니다. 이용삼 목사에게 무성한 소문이 뒤따라 다니고 있습니다. 이용삼 목사는 자기 자신과 교회를 위해서 이 소문의 멍에를 벗어야 합니다
김진홍 목사 말대로 지금이라도 이용삼 목사는 재정문제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목사가 재정적으로 깨끗하다면 외부 감사를 못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자신의 청렴결백함을 입증하고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당당하게 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김진홍 목사가 말했듯이 많은 시카고 사람들이 김목사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후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김목사는 너무 많은 시카고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김목사가 지금 시카고에 온 것은 잘못이지만, 한 가지 그것을 뒤엎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친구를 설득시키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마음을 열게 하고 치료하기 위해 가나안 부흥회에 왔다면 먼저 이용삼 목사의 마음을 열게 하고, 이용삼 목사를 치료하십시오.
친구 목사가 마음을 열고,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고,
치료를 받으면 가나안장로교회가 지금이라도 수렁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김진홍 목사님, 이 일을 하실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