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장로교회 사태가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기 시작했을 때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있었습니다. 교회의 내부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어 정치놀음을 하며 선교의 문을 막는다는 것과 많은 한인 대형교회가 갖는 문제를 올바로 해결함으로써 개체교회를 너머 한인교계 개혁에 이바지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를 넘기고 문제 당사자는 거의 이성을 잃은 행동으로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지금, 가나안 장로교회 사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이 전체 한인교계의 문제로서 관심을 받고 있으며, 올바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는 데에 이론이 없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가나안 장로교회 교인들은 처음부터 우리의 문제는 우리 내부문제로 최소화하고 어떻게 하든지 우리 안에서 해결해 보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기에 노회에 정식으로 문제에 대한 보고와 해결을 요청한 것도 지난해 8월 들어서 이용삼 목사의 행동을 교회 차원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였습니다.

고소기각이나 중재위 활동 등 상급 감독기관으로서 지지부진한 노회의 행동이 실망스러웠지만 인내와 신뢰를 잃지 않고 “규례를 지키고 노회만 믿고 따르라”는 노회의 말씀을 끝까지 경청했습니다. 행정전권위원회의 로드맵이 결코 만족스럽기에 수용하고 협조하기로 한 것이 아님은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후 노회가 보여준 우유부단한 행동을 우리는 견딜 수 없습니다. 작년 12월5일 이용삼 목사와 그 일당의 불법 임시공동의회 개최와 노회 탈퇴에 대한 대처는 전형적인 용두사미였습니다. 이용삼 목사를 지지하는 스무 명도 안 되는 노회원들의 단체행동이 그다지도 두려웠습니까? “은혜스럽게” 만 일을 처리하려거든 노회는 아예 없애고 그냥 기도회만 하십시오.

지난 1월21일에는 규례를 전혀 무시한 공동의회가 개최되고, 현역 시무장로 두 분을 포함해 다섯 명의 성도가 노회에서 파견한 당회도 모른 채 제명당했습니다. 당회와 이용삼 목사가 합의해서 결정한 임시 공동의회가 이목사의 유도로 무산되었습니다. 아직도 이용삼 목사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십니까? 아니면 그 동안의 정분과 체면을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더 큰 불법을 그에게서 기대하고 있습니까?

누구나 알듯이 대형교회에서 분규가 나면 대부분의 경우 기득권을 가진 목사 측이 이기거나 최소한 유야무야 되어 시간과 함께 그 일이 잊혀져 갔습니다. 하지만 가나안 장로교회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이용삼 목사의 잘못이 너무나 선명하여 판단이 쉽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 이를 바로 잡아보겠다는 성도들의 사명감과 도덕성은 끝까지 견딜 만큼 강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잘 몰라도 공의가 무엇인지는 아는 10만 이상의 시카고 교민, 아니 100만의 미주 교민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노회는 이제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라는 판단만 해 주면 됩니다. 여러분의 뜻은 아니었을지라도 하나님께서 교회개혁의 한 획을 긋는 귀한 일을 여러분께 맡기셨습니다. 거절 하시렵니까?

예수님은 불의한 재판관마저도 억울함을 입은 여인이 찾아와서 보채면 바른 판결을 해 주지 않느냐고 하셨습니다. 설마 노회가 이런 불의한 재판관 보다 못하지는 않으리라 기대합니다. 저희 가나안 장로교회 교인들은 교인으로서 해야 할 일은 충분히 했다고 여겨집니다. 혹 교인들이 피투성이가 다 되도록 싸우고 나면 노회는 그 결과에 편승해서 무장해제 된 자에게 마지막 칼을 휘두르는 어색함은 보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행정전권위원회와 노회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라며 손을 씻고 일어섰던 빌라도가 오늘까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또한 하나님 앞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