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이식 목사님의 열정의 설교를 들으면서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쳐’의 스콧 목사를 생각했습니다. 재난영화의 고전이라 불리 우는 1973년작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워낙 유명한 영화인지라 보신 분들도 많은 줄 압니다. 이 영화는 재난 영화의 전형적인 요소인 스릴과 긴장, 감동을 가장 잘 연출한 최고의 재난 영화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알고 계시겠지만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뉴욕에서 아테네로 항해 중이던 여객선 포세이돈호는 12월 31일밤 거대한 해저 지진을 만나 전복됩니다. 파티를 하고 있던 3백여명의 승객들은 당황한 채 우왕좌왕하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때 진보적 성향의 스콧목사(진 해크먼 분)가 나서 사태를 수습하는데, 그는 배가 뒤집혀 있으니 상단으로 올라갈 것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승객들은 그를 불신한 채 한곳에 남아 기도하면서 구조를 기다리겠다고 거부합니다. 스콧 목사일행이 올라가고 난 뒤, 거대한 수마가 덮쳐 나머지 승객들이 그 자리에서 몰살 당하고 맙니다.
이후 스콧목사 일행의 탈출행로를 따라가며 영화는 전개됩니다. 수많은 위험과 갈등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게 되고, 몇 사람의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결국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됩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위험과 고비를 맞으면서, 이들에게 정작 힘든 것은 불신이었습니다. 결정의 순간에는 항상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힘든 언쟁을 벌이지만, 스콧목사는 그들을 독려하고, 질책하고, 설득하면서 위로 올라갑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두 장면이 저에게는 가장 인상적 이었습니다.  
첫번째는 뚱뚱한 할머니 셜리 윈터즈의 희생입니다. 뚱뚱하고 늙은 이 할머니는 처음부터 이들 일행의 짐이었습니다. 그러나 일행은 다소 불평도 하지만, 할머니를 도우며 함께 생존을 위한 행보를 해나갑니다. 물이 차 올라 막혀버린 통로 앞에선 위기의 순간, 전직 수영 선수였던 할머니가 모두를 구해내고, 결국 심장마비로 숨을 거둡니다, 쓸모 없고 나약하고, 짐으로만 여겨졌던 할머니는 모두를 구하고 너무나도 행복한 미소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숭고한 희생의 장면입니다.
두번째는 스콧목사의 희생입니다. 일행이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더구나 할머니의 숭고한 희생을 뒤로하고, 어렵게 출구에 다다랐을 때는 증기밸브가 열려있어 주변이 온통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상황이었습니다. 모두가 좌절하고 있을때, 스콧목사는 갑자기 몸을 던져 밸브를 잠그면서, 하나님께 외칩니다. 유명한 대사입니다.

"하나님, 무엇을 더 원하십니까? 당신 없이 우린 여기까지 왔습니다.”
What more do you want of us?  We`ve come all this way, no thanks to you!
당신 도움 없이 했어요!
We did it on our own, no help from you!
도와주진 않아도 좋습니다. 방해나 하지 마십시요!
We didn`t ask you to fight for us!  But damn it, don`t fight against us!
우리를 제발 내버려둬요!
Leave us alone!
얼마나 더 희생하고, 피를 흘려야 합니까?
How many more sacrifices?  How much more blood?
…..
한 명 더 원하십니까?
You want another life?
그럼 날 데려 가십시요!
Then take me!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목사가 하나님을 원망하다니요! 그러나 이것은 애절한 호소였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소망하는 스콧목사식의 절규이고 기도였습니다. 몇 번 영화를 다시 보고 나서 이 대사의 숨겨진 의미를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콧목사의 희생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원망도 했지만, 결국 그는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희생으로 모두를 구했습니다. 그의 희생이 없었다면 좌절과 원망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영화 이야기가 조금 길었습니다. 오늘은 희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기독교는 희생의 종교입니다. 흔히 세상적인 목사들이 개인의 구원에 대해 강조합니다. 그래서 성도의 의무만을 강조합니다. 천국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 목회자를 비방하면 지옥에 간다 등등, 개인의 신앙생활에 테두리를 만들고 성도를 이기적으로 만들어 갑니다. 나의 신앙에만 집착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지않는, 자신만의 편협한 신앙관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반면에, 진정한 목회자는 스스로 희생하면서 사랑을 실천하고, 예수님을 닮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성도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성도를 위해 희생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특별한 사랑과 특권을 강조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베풀고, 그들의 구원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도들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갑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영접하면서 이미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구원의 큰 선물에 감사하며, 다른 믿지 않는 사람들도 구원 받을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사랑과 희생을 실천하는 신앙생활을 해야만 합니다.

어렵고 힘든 싸움을 피하지 않고, 추운 날씨에도 피켓을 들고 교회에 나오는 여러분들은 지금 작은 희생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용삼목사의 퇴진보다도 중요한 것은 제2, 제3의 이용삼목사가 이 땅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희생으로 다시는 이용삼목사와 같은 타락한 목사가 나오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잘못한 목사의 과오를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게 그의 잘못을 세상에 밝히고, 우리가 그를 대신해서 용서를 구하고 사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 교회부터 산고의 아픔을 겪으며 개혁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세상의 빛이 되는 교회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배가 뒤집힌 것도,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아니 지금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비록 우리에게는 스콧목사와 같은 리더는 없지만, 서로를 끌어주고 격려하고 도우면서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힘든 상황을 맞거나 함정에 빠졌어도, 알지 못했던 누군가의 능력으로 우리는 당당히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굳건한 믿음으로 이 선한 싸움을 기쁘게 맞이 합시다. 재난 영화의 마지막에는 언제나 희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