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사는 아직 몰락을 면할 기회가 있습니다

한미노회가 이용삼 목사의 목사직을 파기함으로서 이용삼 목사는 더 이상 목사가 아닌 이용삼씨가 됐습니다. 이용삼 목사가 목사직을 상실한 노회에서 링컨 트레일스 대회 서기인 킴 리치씨는 나중에 이용삼 목사를 Mr. Lee라고 불렀습니다. 언론에서도 이용삼 목사를 이용삼씨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이용삼 목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용삼씨가 목사직을 박탈당한 총회 진행을 녹음 테이프로 들으면서 마음이 착잡하고 허탈했습니다. 욕설과 고함이 난무하는 3류 정치판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용삼 목사는 안쓰러울 정도로 집요하게 신상 발언을 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소크라테스가 최후 진술을 하는 것에 비유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재판을 받았던 빌라도 법정에 비유했습니다. 그리고 군사 재판에 비유했습니다. 발언을 빨리 끝내라는 독촉 앞에 이용삼 목사는 목사직을 잃는 것은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사형수도 최후 진술을 한다면서 발언을 계속 했습니다. 그러자 방청석에서 "창피한 줄 알아야지"하는 야유가 나왔고, 이목사는 이것을 되받아 "창피하긴 뭐가 창피해? 나는 창피안해!" 하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용삼 목사가 어쩌다 이토록 추락했습니까? 신망과 존경을 받던 목사가 왜 하루아침에 목사직을 박탈당하고 수모를 겪는 사형수가 됐을까 하는 물음은 공허감을 줍니다. 이용삼 목사의 추락은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대답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가나안교회 문제는 이렇게 만신창이가 될 만큼 복잡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목사가 집착을 버리고 규정만 지켰으면 문제가 이 지경으로 되질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목사의 돌출성과 저돌성이 문제를 수렁으로 끌고 갔습니다. 상식과 규정을 뛰어 넘는 이목사의 판단과 행동은 가끔씩 분별력이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돌출성은 노회를 탈퇴한 후 25명 목사를 동원해 유보한 결정이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도 돌출 발언을 했습니다. 스스로를 사형수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소크라테스와 예수와 비유한 발상이 놀랍습니다. 놀라우면서 그 비교가 너무 동떨어진 것에 다시 놀라게 됩니다. 철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를 말했을 것이겠지만 노회 총회에서 목사가 자신을 소크라테스에 비교한 것도 엇나갔습니다. 자신의 입지를 소크라테스와 예수에게 비교한 것은 너무 방자한 망상증세입니다. 거기에 더해 소크라테스 법정과 빌라도 법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친구 클리톤이 도망 갈 길을 마련해 주었으나 거절하고 독배를 마셨고,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피할 수도 있었지만 하늘의 뜻을 받아들이고 형극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이용삼 목사는 어떻게 하든지 위기를 모면하려고 수모와 창피를 당하면서도 안간힘을 썼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이 군사재판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크라테스 재판과 빌라도 법정과 군사법정을 하나의 맥락으로 이해하는 이용삼씨의 판단은 분열증세입니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고의 착각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 재판과 빌라도 법정과 군사재판이 이용삼 목사와 연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총회 석상에서 교인들과 말싸움 하는 것도 비정상적입니다. 정상적인 목사라면 교회 재판정에서 방청석의 교인과 이런 치기어린 말싸움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창피하긴 뭐가 창피해? 나는 창피안해!" 하는 이목사의 말, 그것도 존대 말도 아닌 반말로, 노회 총회 수백 명 교인들과 목사들 앞에서 한 이 말은, 너무나 추락한 모습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셨고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졌지만, 그것을 피하려고 발버둥치는 이용삼목사는 노회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두 번째 탈퇴입니다. 자신을 소크라테스와 예수 그리스도에 비교했다면 최소한 목사직을 파기시킨 노회의 조치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래야, 자신을 소크라테스나 예수로 승격시킨 방자함은 용서를 못 받더라도 말한 내용을 이치상으로는 수긍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용삼 목사는 추락했지만 아직 몰락하지 않았습니다. 가슴이 아프겠지만 승복하고 훌훌 털고 떠날 때, 지금까지 소용돌이치던 폭풍이 조용히 가라앉을 것입니다. 마지막 자존심과 명예를 지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민을 얻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