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월25일 주일) 오후에 어느 성도 댁에서 가나안 교우 몇 분이 모였습니다. 그 모임에서 선교회 회장과 구역장으로 섬기면서 가사모에 참여하는 집사님 한 분이 다음과 같은 놀랄만한 발언을 했습니다.

“오늘 이목사님 설교를 들으니 평소에 내가 어렴풋이 갖고 있던 의혹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예수는 신이 아닌 능력 있는 선지자였다. 배가 고파서 무화과 열매를 따먹으려 했으나 그 나무에는 잎만 있고 열매가 없어 그 나무를 저주해 말라 죽게 만들지 않았느냐. 신이 배가 고프다고 그렇게 하겠나?  목사님도 예수님이 배고픈데 나무가 열매를 내어 놓지 못해 저주를 받았다고 했다. 또 목사님은 설교의 결론으로 예수님이 주리심으로 우리가 풍성하게 됐다고 하셨다. 이는 예수님이 우리의 육신적 삶을 위해 오신 분이라는 나의 주장이 목사님 말씀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증거다. 우리교회가 있지도 않은 예수님의 신성을 믿는 사람들 때문에 분란이 생기고 문제가 많다. 이 사람들은 따로 나가서 자기들 대로 믿어야 한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많은 분들이 그 집사님과 열띤 토론을 했으나 집사님은 자신의 주장을 조금도 굽히지 않았고, 급기야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자 하나님 본체시며 우리 죄를 위해 돌아가셨다고 주장하는 다른 집사님 한 분과 다음과 같은 합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회와 목사님께 말씀드려 양측 주장에 대한 교회의 판단을 요청하고, 두 사람 중 잘못된 신앙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는 쪽은 교회를 떠난다.”

물론 이것은 실제상황이 아닌 순수한 가정입니다.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오늘 개최된 당회에서 김병구 장로의 성화필수 구원론에 대한 문제를 일부 당회원들이 제기하자, “교회가 인정하지도 않는 게시판에서 생긴 일을 가지고 왜 문제를 삼느냐?”라는 것이 또 다른 당회원들과 당회장 목사님의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만일 위의 가정에서와 같이 가사모의 집사가 기독교의 근간을 흔드는 주장을 한다 하더라도 동일한 당회원들과 목사님께서는 “교회 밖 모임에서 한 발언을 가지고 왜 문제를 삼느냐?”라고 하실 것인지 매우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엄중히 따지실만한 직무유기임에 틀림 없습니다.

목사님의 은퇴, 교회 재정관리, 후임 목사님 청빙과 같은 것들은 “우리가 왜 예수를 믿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명확해진 후에 고민할 문제들입니다. 평신도도 아닌 장로가 “믿는 것만으로는 구원 받을 수 없고 성화를 나타내는 선한 행실이 있어야 한다. 담임목사님도 설교에서 같은 입장을 말씀하신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담임목사님과 몇 분 장로님들은 게시판의 적법성 타령을 하고 당회에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이 오늘 가나안교회의 모습입니다. 이단사설 같은 잘못된 주장에 교인들이 현혹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눈엣가시 같은 가사모 게시판이 더 큰 문제인가 봅니다. 용비어천가를 줄기차게 읊조리는 것으로 김병구 장로는 모든 것을 용서받고 있는 것인가요? 이제는 마지막 희망마저 접어야 하는 것인지, 부끄러운 일이지만 기도도 잘 안되고....2006년 여름 시카고는 후덥지근하고 짜증이 나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