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현(수송교회 전 담임) 목사의

“대교회주의 벗어나 우리이웃에 관심을”

“하나님 종으로서 하는 일인데 기쁘고 슬픈 감정이 중요하겠어요? 단지 인간적으로 부족한 모습에 항상 부끄러워 하루하루 참회하며 사는 거죠.”
수많은 후학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지난14일 은퇴한 홍성현(수송교회 전 담임) 목사의 환한 웃음에서 권위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지 성실한 하나님의 일꾼이 자리하고 있었다.

홍성현 목사의 은퇴는 한국교회에 귀감이 될 만하다. 자신의 앞길만 생각하며 후임 목사 세우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 현실이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후임을 세우기 위해 1년이 넘는 기간을 준비했다. “위원회를 만들어 계속 준비했어요. 그러나 장로들의 시무연장 요구에 힘든 점도 많았어요” 장로들은 계속 설득했지만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고, 결국 고현영 목사가 수송교회 담임으로 세워졌다.

홍 목사는 “목회자들이 후임을 세우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며 관심을 두지 않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사실 후임목사를 세우면 교회의 관심은 당연히 자신에게 멀어지고 그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물질과 권력도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의 지적은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후임을 세우는데 소홀하거나 아들에게 세습하는 목회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데 충분한 말이었다.
홍 목사의 아름다운 은퇴식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귀감이 된다는 것은 어찌보면 슬픈 현실이다. 언젠가부터 당연한 것이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아름다운 일화로 남는 사회와 교계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홍 목사는 강단에서 내려왔지만 한국교회에 대한 걱정과 애정은 깊다. 10% 대형교회가 이끌어 가는 현실과 대형교회를 표방하려는 일부 교회들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예수님은 큰 것을 말씀하신게 아니예요. 좁은문을 강조하셨으며 작고 약한자를 항상 마음에 두고 도왔어요”

또, 대교회주의로 인해 소수자와 약자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현실에 안타까운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대추리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 KTX 여승무원 등 모두 우리의 형제·자매 입니다. 당연히 기독교가 관심을 가져야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목회자 납세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답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납세의무는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사님 오늘 뭐하실 거예요?”, “글쎄, 아직 이삿짐을 다 풀지 못해서. 그거나 마저 정리해야겠어”
이 말을 남기고 뒤돌아 가는 그의 발걸음에 소탈함이 묻어났다
박지훈 pjh@mokhoej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