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을 던지며 욕하는 신앙인

가나안장로교회 문제가 가나안교회 교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커뮤니티의 잇슈가 된 것은 가나안교회 문제는 많은 한인교회가 안고 있는 대표적 상징성을 가졌고, 거기에 미주 한인들의 신앙 의식과 신앙 태도가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난번에 있었던 한미노회 총회 모습은 실망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자신들의 첨예한 문제가 걸린 중대한 회의라고 하지만, 총회의 분위기는 수준 이하였습니다. 한인들의 수준과 품격을 보여주는 단면이었습니다. 고함과 야유는 기본 행태였습니다. 신앙심이 돈독하고 인격이 성숙한 사람이라면 아무리 회의 내용이 자신에게 불리하더라도 고함을 치고 야유를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품격을 상실한 상황에서 한 교인이 마침내 고함과 야유의 수준을 넘어서는 탈선행위를 했습니다. 행정전권위원회 발표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관계 목사를 향해 방송이나 글로 옮길 수 없는 욕을 했습니다.
욕을 한 것도 부족해서 이 교인은 목사를 향해 물병을 던졌습니다. 이 물병이 총회에 특별 초청된 한미노회 상급 기관인 장로교 대회 서기인 켄 리치 목사의 목덜미를 때렸습니다. 그 물병이 얼굴 정면에 맞지 않고 목덜미에 맞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고, 던진 물건이 날카로운 물건이 아니라 물병인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얼굴에 안 맞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고, 던진 물건이 날카로운 물건이 아닌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자위해야 하는 우리들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부끄럽습니다.

코리안 아메리칸이 이정도로 품위가 없고, 더욱이 신앙인의 인격이 이정도 일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질 낮은 모습이 우리들 모습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욕을 하고 물병을 던진 이 교인은 이것만으로도 성이 풀리지 않아서 총회 사회를 보는 의장 단상으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의장을 밀치고 마이크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이 교인이 목사의 멱살을 잡았다고 했지만 멱살을 잡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목사를 밀치면서 목사 가운을 당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진이 멀리 한국에 있는 인터넷신문에 까지 실렸습니다. 시카고 동포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미국 사회와 한국 사회에 까지 알렸습니다.

이토록 거칠고 물리적인 교인은 박부명씨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실을 확인하는 기자 질문에 박부명씨는 자신의 변명을 했습니다. "욕은 나만 한것이 아니고 이목사 반대측 사람도 했고,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물병을 던졌다"고 말했습니다. 박부명씨는 야유와 욕설을 구별 못하고 있습니다. 궁색해지면 변명을 하기 쉬운 것이 우리들의 약한 모습이지만 이런 잘못을 했을 때는 남을 걸고 들어가는 변명의 구차함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과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더욱이 박부명씨는 한인 세탁협회 회장인 것으로 밝혔습니다. 더 부끄러운 일입니다. 세탁협회는 한인단체 가운데 가장 크고 중요한 단체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이 이렇게 경망하고 거칠고 폭력적이라면, 세탁인들의 자존심을 위해 너무 불행합니다. 박부명씨는 자신의 행동과 세탁협회 회장과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단히 관계가 큽니다.
세탁협회는 환경법 문제를 비롯해 우리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를 주정부를 비롯해 타인종 커뮤니티와 협상해야하고, 한인 세탁인들의 권익을 옹호해야 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그 역할과 책임이 대단히 큽니다. 이렇게 중요한 단체의 회장이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이라면 문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탁협회 회장은 공인입니다. 공인이 된 사람이 이렇게 무법적이고 물리적이라면 세탁협회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없습니다.
박부명씨는 아직까지 한마디 사과도 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부명씨가 이 문제에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우리 한인사회의 집회 문화와 모임의 수준을 높이고 우리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신앙인의 의식 수준과 행동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